자작나무/시인의 마을

구멍 / 나고목

나고목 2018. 8. 18. 20:15

삼필봉에서

석양에 비친

인간세상을 본다


인간은

사회적 동물이라

혼자선 살 수 없다


도시는

위성처럼 

삶의 틈바구니가 돌아가는 기계


열길 고립의 공간

그 콘크리트벽을

핥켜고 또 핥킨다

열길 둥근 하늘

오르려 오르려

손톱끝 핏자꾹이 소나기로 내린다


또 비가 내린다

하나 뿐인 구멍

그 구멍을 막았다


물 속 수박처럼

빙글 빙글 후회의 시간들

막은 구멍이 목구멍을 막는다


생의 고별인가

늪의 탈출인가

폭포수처럼 넘쳐 흐르는 이 물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