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작나무/나의 이야기
울엄마의 백만원
나고목
2022. 5. 14. 13:13
울 엄마의 백만 원
나고목
울 엄마가
아들 허리 수술했다고
거금 백만 원을 보낸단다
어버이날
울산 갔을 때
주려고 했는데
나이 든 자식에게 돈을 주는 것도
받는 자식도
모양새가 아니라 생각하셨는지
다른 가족 몰래 주려다가
기회를 놓치신 모양이다
육십 넘은 자식이
팔십 중반인 노모에게
효도도 못하면서
돈을 받는 것이
참 서글프다
우릴 어떻게
키우신 엄마인데
보은은 고사하고
아픈 모습 보이는
자식인 내가 고개를
들 수가 없다
이른 아침부터
시골 농협에 가서
농협 직원의 도움으로
보내지 말라는 데도
억지로 보내려는 울 엄마
근데
가만 생각하니
그 돈을 안 받으면
울 엄마가 엄청 섭섭해하실 거 같다는
생각이 들었다
나이 들어도 자식 앞에선
모성본능인 엄마이고 싶은 거지
하여
돈을 받기는 받았는데
내 맘이 편하지 않다
그래서
어떻게 해야 하나
곰곰이 생각해 본다
자주자주 찾아뵙고
손자들
얼굴 보여 드리면서
맛난 거 사드리는 것이 효도인 거 같다
하여간
난 언제 성공해서
울 엄마 업고
둥실둥실 춤추며
가난했던 시절 얘기하며
고맙다고 얘기할까
문득
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에
맘이 아려온다
신이여!
나는 언제 돈 버나요